인도 정부는 독립 75주년을 맞아 수도 개발 계획인 '델리 마스터 플랜 2041' 초안을 2021년 6월 공개했습니다. 1962년과 2001년 2차례 각각 20년 기간으로 시행한 수도 개발 계획에 이어 3번째 인데요, 델리 개발청은 45일간의 공개 의견 수렴을 거쳐 세부안을 확정하고, 9월 30일까지 주택도시개발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인도의 오랜 수도 '델리']
델리는 1947년 8월 15일 독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인도의 공식 수도인데요, 과거 노예 왕조(1206~1290년), 투글락 왕조(1320~1413년), 로디 왕조(1451~1526년), 무굴 왕조(1526~1857년) 등 여러 제국의 수도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영국령 인도에서도 초기 54년간은 인도 동부의 콜카타가 수도였지만, 1912년 델리로 수도를 천도하였죠.
수도를 지칭할 때 '뉴델리'라고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행정구역상 정식 명칭은 델리(National Capital Territory of Delhi)입니다. 뉴델리라는 명칭은 영국이 수도를 이전한 이후 1931년 델리 남쪽에 조성한 신도심을 지칭하는 말로, 현재의 코넛 플레이스, 인디아게이트 등이 위치한 지역 입니다. 델리는 뉴델리를 비롯해 센트럴델리, 사우스델리, 노스델리, 이스트델리, 웨스트델리, 샤다라 등을 포함하고 있지요.
이렇게 오랜 시간 수도였기에 델리 시민들은 자부심이 상당한데요, 수도명인 델리에 능력을 가진 자라는 뜻의 왈라를 붙인 '델리왈라'라는 단어로 스스로를 지칭할 정도지요.
[주거지 확대, 야간경제 활성화]
정부는 인도의 세계 3위 경제 도약을 위해서는 수도 델리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델리 마스터 플랜 2041에서는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도시 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특히 델리는 인근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유입된 인구가 많아 주거지 부족 문제가 심각한 편인데요, 델리 인구의 약 49%가 빈민가와 무허가 구역에 거주하고 있을 정도지요. 2041년 델리 인구는 2020년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현 주거지 부족 문제가 향후 인구 증가로 더욱 심화될 것을 대비해 민간 개발 업체의 주거지 건설을 처음으로 허용하였습니다. 또한 그간 상업 지역과 주거 지역을 철저히 분리해서 건축 허가를 내었으나, 주상 복합 건물 개발도 처음으로 허용해 주거지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인데요, 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 및 소규모 주택 170만호를 우선 공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야간 경제 활성화를 통한 고용과 소비 촉진도 도모할 계획입니다. 야간 경제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활동을 지칭합니다. 이를 위해 주요 쇼핑몰, 오락시설, 스포츠시설 등 경제활동 중심지를 특별 야간구역으로 지정하고 야간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지하철, 버스 등 운행 시간도 연장할 예정입니다. 또한 특별 야간구역의 신규 건설 및 재개발 건에 인센티브도 부과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2019년 인도 로컬 경제지에서는 인도 주요 10개 도시에서 야간 경제가 활성화될 경우 인도 국내 총생산이 약 24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였는데요, 이는 추산 당시 인도 GDP의 0.9%에 해당할 정도로 야간 경제의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환경오염관리, 재난대책 마련]
이뿐 아니라 이번 개발 계획은 지속 성장을 위한 도시 여건 개선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델리의 극심한 수질 오염 개선을 위한 야무나 강 재생사업,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도보 자전거 도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델리 동쪽에 위치한 야무나 강은 인도에서 가장 오염된 강으로 손꼽히는데요, 야무나강의 불법 쓰레기 투기 및 폐수 배출을 방지하기 위한 세부 규제 사항과 CCTV 감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대응 강화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사업장 내 작업 공간 분산, 재택근무 지원 등의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델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뎅기열, 신종플루, 치킨구니아 등 감염병 발병률이 높았으나 사업장에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적은 없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식의 전환이 생긴 것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지진과 홍수와 같은 재난도 사전 대비할 수 있도록 시설물에 대한 정기적 안전성 감사를 실시하고, 재난 대응 테스크포스도 설립한다고 밝혔습니다.
델리 마스터 플랜 2041은 향후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관련 사업 기회를 모색해볼 뿐만 아니라 진출 기업들은 새로운 정책에 따른 사전 대응 조치들이 있는지도 모니터링해볼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