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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왜 규제왕국이 되었나?

by Infojinny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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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사업하기 정말 어렵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세계은행은 매년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대한 국가 순위인 기업환경평가를 발표하는데요, 우리나라는 2016 190개국 중 5위를 차지한데 비해 인도는 130위로 낮은 순위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순위 평가 기준은 법인설립, 부지 취득 및 건축 인허가, 조세 절차 등록 및 준수 등 총 8가지인데요, 주로 규제와 행정절차가 얼마나 간소한지를 평가합니다. 이 말은 인도에 불필요하고 복잡한 규제, 레드테잎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때문에 인도는 ‘규제 왕국’이라는 뜻의 ‘라이선스 라즈’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는 왜 규제왕국이 되었을까요?

 

[지역분권 전통]

인도는 29개의 주로 이루어진 거대 연방 정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전체 인도 면적이 우리나라의 32배에 달하니 각각의 주를 한 나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인데요. 각 주들의 행정체계, 정치, 산업, 인종, 언어, 종교 등이 각양각색인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죠. 바로 이러한 차이점들 때문에 중앙의 연방정부와 각 주들의 규제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고, 정책 입장도 서로 달라 사업에 매우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건데요. 이러한 배경에는 역사적인 지역 분권의 전통과 이를 심화시킨 영국 식민 시절의 전략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인도는 각 지방마다 세력이 있는 왕들이 통치를 해왔는데요, 영국이 인도를 식민화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각 지역의 왕족들과 결탁하여 통치권을 부여하는 동시에 서로간의 분열을 조장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각 주에서는 지역 색과 배타적 특징이 강하게 자리 잡게 된 것이지요.

 

[네루식 사회주의]

동인도 회사로 대표되는 100년에 걸친 영국의 식민 지배도 인도의 경제에서 아픈 착취의 역사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일까요? 초대 수상이자 인도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네루는 세계에 전례 없는 정책 기조인 ‘네루비언 소셜리즘’, 즉 ‘네루식 사회주의’를 추진하게 됩니다. 정치적으로는 전 세계의 가장 큰 민주주의 사회이지만, 독특하게도 시장경제가 아닌 사회주의 경제를 추진한 것인데요, , 무역을 통한 교류보다는 자급경제 체제를 정책의 기조로 삼아 반 시장, 반 개방을 채택한 것이지요. 네루는 독립 이후 모든 국민이 공평하면서도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인도의 미래를 꿈꾸었기 때문에, 혁명보다 점진적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발전시키려는 영국 초기의 페이비안주의, 마르크스주의, 간디로부터 차용된 사상을 종합한 ‘네루식 사회주의’를 펼치게 된 것입니다.

 

[국가 주도의 과도한 보호주의]

이러한 네루식 사회주의는 변형된 형태의 ‘빅 푸쉬’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국가가 주도하여 과도하게 보호하고 개입하였기 때문입니다. 1955년 네루식 사회주의가 천명된 이후 인도는 공기업 주도의 산업 정책을 중심으로 소기업 보호 정책, 공산품 수급 통제, 국내 산업 보호, 기술 도입 제한 등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무역 또한 국가에서 철저히 통제하고 보호하였는데, 수입 대체 산업을 적극 육성하였고, 포지티브 방식의 수출입 통제, 고율의 관세부과, 외국인투자를 제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도한 보호주의는 네루가 이상적으로 그리던 모두가 평등하고 미래의 인도와 멀어지며, 관료주의, 규제 만능주의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비효율, 비생산의 대명사, 규제 왕국이 된 것이지요.

 

[네루식 사회주의의 몰락]

폐쇄적 계획 경제 구조와 비효율적인 규제의 성과는 매우 참담했습니다. 1950년대부터 1990년까지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4%대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었고, ‘힌두성장률’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도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1990년 인도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는데요, 당시 정부 부채는 GDP 12.5%에 달했고, 재정 적자 또한 8.3%로 매우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외환보유고가 5억불 정도로 거의 바닥난 상태에 설상가상, 걸프전으로 재외인도국민들의 자국송금율도 급격히 하락하여 외환위기를 맞이하는데요. 결국 1991년 인도는 오랜 ‘네루식 사회주의’를 벗어나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단행하게 됩니다.

 

[규제를 철폐하는 인도]

인도가 개혁 개방을 추진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관료주의와 규제들은 쉽게 철폐되기 어려운 과제로 남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 모디 정부의 이른바 ‘모디노믹스’의 강한 추진력이 기대가 되는 시점입인데요. 메이크인인디아를 외치며 각종 규제 철폐에 앞장서고 있고, 관료주의 척결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인도가 각종 규제들을 떨쳐내고,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쥘 수 있을지, 인도의 변화에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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