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이윤 추구 이외에 사회적 의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짧게 CSR 이라고 합니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필수라고도 하는 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인도인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익숙한 개념이기도 한데요. 전통적으로 힌두교의 ‘박티 사상’, 마하트마 간디의 ‘신탁 사상’이 인도인들의 저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지요.
힌두교의 ‘박티’란 함께함, 헌신, 봉사를 의미하는데요, 힌두교도들은 이를 통해 윤회를 단절할 수 있다고 믿어 베푸는 삶을 당연시 여깁니다. 힌두교뿐만 아니라, 불교, 자이나교에도 영향을 미치며 16세기 초 경, 인도 사회 전반에 수용되었지요. 또한, ‘신탁 사상’은 부자들의 재산 중 최소한을 제외하고는 가난한 이들에게 신탁 받은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사상들이 뿌리내리고 있어서일까요? 인도 로컬 강자들의 성공 비결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계 최초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법제화
인도는 2013년 회사법을 개정할 당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법제화한 세계 최초의 국가이기도 합니다. 회사의 3년간 평균 순이익의 2% 이상을 사회적 책임 활동에 사용하고, 그 사용 내역을 공시해야하며, 기준에 못 미칠 경우에는 사유를 제출해야 하는데요, 이에 해당되는 회사는 매출액 100억 루피 이상 또는 자산 50억 이상 또는 순이익 5000만 루피 이상의 회사로 한정하였지요.
발표된 이후 기업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바로 ‘어떤 활동이 CSR 활동으로 인정되는가?’였는데요, 정부는 11가지 분야를 회사법 제 7조에 명시하였습니다. 바로 기아와 빈곤퇴치, 교육, 양성평등 및 여성역량 강화, 환경지속성 개선, 직업교육, 빈민구제, 소외계층 기부 활동 등이 핵심 분야이지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이 발표하는 세계 주가 지수에서 인도는 기업의 연간 이익이 2008년 이후 단 한 번도 역성장세를 기록한 바 없는 몇 안 되는 국가이지만, 이면에는 세계 최대 빈곤층을 보유한 국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라도, 또, 정부가 중점 목표로 삼고 있는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중산층 확대를 위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법제화는 정부의 미래 인도를 향한 강력한 한 수인 셈이지요. 이제는 의무가 되었지만, 인도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회적 책임을 잘 행한 기업들이 국민 기업으로 자리 매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는데요, 한국의 재벌과 유사한 가족 소유 복합 대기업인 아디티야 비를라와 타타가 대표적입니다.
[독립운동 지원에서 소아마비 퇴치까지, 아디티야 비를라 그룹]
인도 상공회의소는 매년 사회적 책임 관련 포럼을 개최하며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전담 부서가 있는데요, 이는 아디티야 비를라의 지원으로 탄생한 부서입니다. 아디티야 비를라 그룹은 1857년 알루미늄, 구리, 시멘트, 섬유 등 전통산업에서부터 시작하여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까지 약 42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자 인도의 3대 재벌 가문으로 유명하지요. 비를라 그룹의 창업자인 G.D.비를라는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와 막역한 관계로, 독립 투쟁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러한 전통이 이어지며, 비를라 자선재단은 사회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도맡아 왔습니다. 특히 소아마비 백신 접종센터를 집중 투자하여 인도에서 소아마비를 박멸시킨 1등 공신이기도 하였지요.
[세계 최초 노동자 복지를 제공하다, 타타 그룹]
타타 그룹은 그룹 전체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고, 신탁 재단을 설립해 부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여 존경받는 국민 기업으로 자리 매김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타타 일가의 이름을 딴 여러 신탁 재단은 인도 사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재단의 선두주자이자 그룹의 창시자 이름을 기린 도랍지 재단은 1942년 아시아 최초 암 연구센터, 1945년 인도 핵개발의 요람인 타타 기초과학연구소를 설립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룹의 타타 스틸은 세계 최초로 노동자 복지를 제공한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1912년 '1일 8시간 노동제 도입', 1920년 '유급 휴가제', '후생연금제도', '산재 보장제', '노동자 연수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실시하였고. 이후 1930년 '이익 배분형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타타 스틸의 정신이 자연스럽게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발현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발전해온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인도 진출 기업들에게도 놓쳐서는 안 될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강력한 한수이자 미래 시장을 더욱 풍요롭게 할 강력한 윈윈 비결로 눈여겨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