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인도의 자동차 판매량이 425만대를 기록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에 등극하였습니다. 불과 5년전인 2018년 세계 5위 시장에서, 2020년 독일을 제치고 4위에 등극한지 2년만에 또 한번 순위를 갈아치우며 구매력을 갖춘 소비시장으로의 매력을 뽐내고 있죠.
그런데요, 이 중 전기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1%에 불과한 4.8만대로 전기 자동차로만 본다면 유아기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성장세는 주목할 만합니다. 2022년 인도 전기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은 전년비 223%(1.4만 대('21) → 4.8만 대('22))를 기록한데다, 전기차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또한 전년비 117%나 증가(7.7억달러('21) → 16.6억달러('22))것이지요. 분야별 자금 조달로는 전기 자동차가 약 5억달러, 전기 이륜차가 약 3.2억달러, 전기 자전거 렌털이 약 0.8억달러, 전기차 배터리셀 약 0.6억달러, 전기 릭샤가 약 0.5억달러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이륜, 삼륜, 그리고 사람이 끄는 자전거 또는 삼륜차를 지칭하는 인도 특유의 교통수단인 릭샤까지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셈이지요.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육성]
이러한 폭발적 성장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먼저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육성 정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 자동차 판매 비중 30%, 전기 상용차 판매 비중 70%, 전기 이륜차 판매비중 80% 달성을 목표로 하는 '전기차 2030 미션'을 설정하고, '친환경 자동차 정책', '생산 연계 인센티브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자동차 정책을 통해 대중교통의 전기차 전환, 충전소 인프라 확충, 전기차 구매 시 구매 비용의 최대 40% 보조금 지원, 통행료 면제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 생산 시 혜택을 제공하는 생산 연계 인센티브 적용 항목에 2021년부터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하였습니다. 즉, 전기차 배터리 재조를 위한 원자재 및 기계류 수입에 관세를 면제해주고, 리튬 배터리의 관세를 인하하는 내용이지요.
인도 정부의 이러한 적극적인 전기차 육성 정책 이면에는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적극 전환해 막대한 석유 수입을 대폭 줄이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습니다. 인도는 석유 수요의 약 8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2021년 회계연도기준 석유 수입액이 약 1,190억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에 경상 수지와도 직결되는데, UBS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시 연간 경상수지 적자가 0.05%나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입니다. 또한 석유 수입은 정부의 재정 적자와도 상관관계가 높은 편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정부의 연료 보조금 부담이 급증하기 때문이지요. 소비자들이 직접 느끼는 물가와도 관련이 높습니다. 석유화학제품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8%로 유가 상승 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편이지요.
[대기오염에 대한 인도인들의 자각]
대기오염에 대한 인도인들의 자각 또한 전기차의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Climate Group 조사에 따르면 인도 소비자의 약 67%가 대기오염 및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를 구매할 것이라 응답하였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인도의 대기오염이 매우 악명높기 때문입니다. 2022년 전 세계 대기오염이 극심한 상위 20개 도시 중 14개 도시가 인도에 위치할 정도이지요.
[리튬 발견도 호재로 작용]
2.10일 인도 북부 잠무 카슈미르 주 레아시 지역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광산이 발견되면서 인도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인도 지질조사연구소는 약 590만톤의 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확인하였는데요, 이는 칠레(920만톤)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며, 총 가치는 약 34조루피, 한화 약 540조원으로 추산됩니다. 2023.3월 현재 이 리튬이 전량 상용화 가능한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가능할 경우 인도의 리튬 수입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고, 배터리 생산 비용이 대폭 감소하는 등 인도의 전기차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전기차 성장 전망은 맑음]
주요 기관들의 인도 전기차 시장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는 2025년 인도의 전기 자동차 판매 비율이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6%로 정부의 목표치 30%에는 못 미치나, 2022~2025년간 연평균 5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속 성장 중인 인도 전기차 시장 관련 기회를 모색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